포교와 신행, 구태를 벗어라 / 김응철
목 차
1. 문제의 인식
2. 포교 분야
3. 신행 분야
4. 맺음말
1. 문제의 인식
한국불교는 여러 가지 변화의 고리에 직면해 있다. 종교적 변화는 자연과 사회 등 여러 가지 환경적 변화와 연동되어 있다. 또한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인간의 종교적 욕구와 인구 증감 등의 요인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불교의 변화에도 이런 요인들이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종교사회적 변화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이며, 다른 하나는 사회구성원들의 종교성 요인이다. 먼저 인구사회학적 변화는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과 연관이 있다. 6·25 이후 폐허가 된 국토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출산 러시가 일어났다. 농경사회의 사고 속에서 보면 식구 수의 증가는 곧 인력의 확보이며, 부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인구 급증은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이어졌다. 산업화는 농업 중심의 사회를 공업 중심의 사회로 변화시켰다. 이로 인하여 전국에 공업도시가 만들어졌다. 울산, 구미, 마산 등 경공업과 중공업 등의 각종 산업도시들이 건설되었다. 또한 대도시 주변에도 크고 작은 공업단지가 형성되었으며 그 결과 농촌 인구의 도시집중이 심화되었다. 그리고 급격한 도시화가 우리나라의 보편적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도시화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주변에 위성도시를 건설함으로써 더욱 심화되었다. 수도권을 보면 서울의 강남 지역, 과천, 일산, 분당, 안산 등과 같이 계획적인 신도시가 속속 들어섰다. 또한 기존의 구도심 지역이 신도심 지역으로 급속히 바뀌었다. 도시화에는 아파트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주거시설이 들어섰다. 또한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세분화되면서 종교 시설도 지정된 종교 부지에 건립되는 부동산 정책의 변화가 나타났다.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영향은 매우 크게 작용하였다. 서구의 산업기술, 교육과 복지, 의료체계 등이 유입되면서 서구 문화권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필요해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서구 종교들이 우리 사회에 급격하게 확산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는 종교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동서양의 여러 종교들이 난립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70개의 종교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민족종교는 급격히 쇠퇴한 반면에 서양종교 단체들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국민의 종교성의 변화에서 기인한 바 크다. 우리나라 국민은 타인의 종교에 대하여 개방적이고 관용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여러 종교를 섭렵하는 이중 종교 혹은 다중 종교적 성향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종교적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특정 종교에 예속되기를 싫어하여 무종교를 표방하는 행태로 나타났다. 이러한 행태는 10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전 국민 대상의 인구센서스에서 무종교인의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조사 결과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무종교인의 비율은 최근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종교인의 비율은 1985년 57.4%, 1995년 49.3%, 2005년 46.9%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다종교 사회에서 무종교인의 감소는 종교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완충지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일부 서양 종교들이 배타성을 보이면서 종교 간의 화합과 균형이 깨지고 있다. 2009년 전국불교도대회가 개최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공직자 사회에서 종교 편향과 탄압의 조짐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것이 종교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들이 되었다. 가족 간의 종교 갈등으로 반목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종교적 완충지대의 감소, 종교적 관용의 축소와 배타성의 증가, 종교 갈등의 심화 등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종교 문제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종교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는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각 종단과 사찰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불교는 사찰 포교활동의 효과성 결여, 불자들의 체계적 신행활동 미비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웃 종교의 비약적 발전에 비하여 불교계는 전통과 현대 사이의 틈바구니 속에서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포교와 신행활동의 두 영역에서 문제의 근원을 분석하고 새로운 발전적 대안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